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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 4 - 사춘기 청소년를 둔 부모에게 전하는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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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뇌는 업그레이드 중(사춘기증상)
중2 아이의 다양한 변화는 뇌에서 시작된다.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남자아이는 더욱 남자다워지고 여자아이는 더욱 여자다워진다. 또한 변덕스러움은 장마철의 비처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휘몰아치기도 한다. 중2 병이라 불리워지는 모든 증상들이 자라고 있는 뇌의 활발한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첨단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CT나 MRI 같은 뇌를 촬영할 수 있는 기기로 사춘기의 뇌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뇌의 비밀들이 하나 둘 벗겨지면서 사춘기 아이들을 대뇌생리학적인 측면으로 보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다.
중2 아이들은 알다가도 모를 존재들이다.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날씨처럼 변덕스럽기까지 하다. 이 아이들의 입맛을 맞추려면 왕의 수라상이라도 모자를 것이다.
중2의 뇌, 부모들도 알아야 한다.
중2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그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은 더욱 어렵니다. 그렇다면 조금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자. 인간의 신경계라든가 지식과 사고까지 모든 것을 관장하는 뇌를 이해해보자. 물리적으로 보이는 뇌를 들여다보자.
청소년기 동안 그들 안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뇌과학자들이 알아냈다. 김영화 닥터(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청소년기 즉, 사춘기에 ‘굉장히 많은 세포를 만들어 냄과 동시에 세포 연결의 15% 정도를 가지치기로 잘라낸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잃어버리는 것이다.’라고 그의 저서 ‘사춘기 뇌가 위험하다’(2011, 해피스토리)에서 말하고 있다. 특히 전전두엽이 발달하게 되는데 억제와 충동조절을 관장하고 있다. 마치 신호등과 같아서 ‘Stop'과 'Start'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춘기의 뇌는 이 부분의 발달이 늦어 행동에 대해 예측하기가 어렵다. 중2 아이들이 엉뚱하기도 하고 잦은 실수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어하는 부분의 성장이 늦기에 조금 늦게 혹은 조금 빠르게 반응이 오기도 한다. 아이들은 자연적으로 주변의 반응에 의해 조절하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어떤 때는 과도하게 반응을 하여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또한 중2 아이들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전두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편도체를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과 달리 사춘기의 아이들은 어떤 정보가 주어졌을 때 편도체를 사용해 감정적으로 상황을 판단해 오해를 하기도 한다.
‘너 뭐하니?’ 혹은 ‘밥 먹었어?’라고 묻는 부모의 단순한 의도를 가진 질문에도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것이다. 그럴 때 서로 화를 내고 얼굴을 붉히면 그 여파가 온 가족에게 전달된다. 목소리의 톤을 낮추고 작게 차분하게 정확한 전달을 해야 한다. 감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숨을 들이마시고 3초의 여유를 가져보자. 그러면 조금 더 부드럽게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이 짧아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호흡을 조절함으로 감정을 컨트롤 해보고자 하는 필자의 노력이다. 이름을 지어보았다. 한숨의 삼촌뻘 된다. ‘삼숨’이라고. 막 터져나오려할 때 ‘삼숨!’하고 호흡을 조절해보자. 아이에게만이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큰 이득이 된다.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중2의 뇌는 많은 양의 정보를 빨리 받아들이고 처리할 수 있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다. 물론 쉽게 망각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경험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사춘기를 일컬어서 ‘제2차 도약기’라고 말한다. 즉 영유아기 때처럼 활발한 습득이 일어나는 시기다. 그러므로 다양한 신체적, 지적, 감성적, 영적 체험들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험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영양가가 넘치는 음식과 뇌에 혈류를 활발하게 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과거보다 다양한 놀이거리가 생긴 것은 사실이나 몸을 움직이지 않고 눈과 손가락만 움직이는 놀이가 대세다. 그러다보니 비만과 함께 성격 또한 예민해져 있다. 그 예민함을 조금 과한 운동으로 풀어주어야 한다. 몸이 피곤하면 밤 늦도록 친구들과 카톡하고 게임하는 일은 자동으로 줄게 되어있다.
중2 아이들의 경우 주변에서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감정적인 충족감을 갖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성숙한 인격으로 자라기 위해 배려를 경험하게 하고 부모로부터 주어지는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부모만큼 사춘기 아이들의 눈에 잘 띄는 사람이 없다. 자신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용돈을 주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시골집을 다녀올 일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길을 나섰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하고 아버지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는데 딸이 스마트폰을 하며 친구들과 sns를 하는 모양이다. 낄낄거리며 자기만의 세상을 누비고 있는 모양이다. 한 마디 안할 수 없어 스마트폰은 나중에 하고 식구들하고 같이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아이의 안색이 변하더니만 방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닫고 들어갔다. 너무 황당한 나머지 쫓아가서 조목조목 따져가며 아이의 잘못을 지적했다.
어머니께서 마음이 불편하셨던지 아이를 혼내고 나온 내게 한 마디 하셨다.
“너도 저 나이 때 그랬어....”
완전 대박 충격이었다. 나의 과거 즉, 나의 사춘기 때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 혈기왕성해서 이 동네 저 동네 누비고 다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꼬박꼬박 말대꾸에 때로는 부모님의 가슴에 못질하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마치 딸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이 아이 저 아이와 sns를 하며 누비고 다녔던 것처럼 말이다.
부모의 지난 사춘기 시절을 생각하며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를 이해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 온갖 실수를 저지르며 자라왔는데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보니 건강한 인격체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자신을 발견하고 아이의 반항과 고민을 이해한다면 사춘기의 당황스러움으로 인해 방황할 아이를 돕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중2 아이들의 뇌는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하는 중이다. 성숙한 자아로 자라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행착오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마다 우리의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라고 생각하자.
한 가지 마음속에 두어야할 것은 중2 아이들의 뇌를 이해한다고 해서 부모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말을 무턱대고 받아주어서는 안 된다. 화목한 가정의 분위기를 깰 때는 즉시 중지시키고 문제점을 알 수 있도록 잔소리가 아닌 전두엽의 역할을 대신해 주어야 한다.